마지막 거인
- Manager

- 4월 29일
- 1분 분량
이 작품은 거창한 사건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하게 시작했다.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
마지막 거인은 누가 누구를 이기고, 누가 누구를 벌주고, 그런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대신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진 가장 현실적인 얼굴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좋았던 지점: 말보다 ‘침묵’이 더 많았다
관계 드라마는 대사로 몰아붙이면 감정이 너무 쉽게 정리돼버린다.
근데 마지막 거인은 반대였다. 누가 옳다, 누가 틀리다를 쉽게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면이 더 아팠다.
사람이 할 말이 없어서 침묵하는 게 아니라, 말이 너무 많아서 침묵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 작품은 그런 순간을 자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침묵 때문에 관객도 자꾸 자기 경험을 끼워 넣게 된다. 나도 저런 대화 못 했던 적 있는데…같은 식으로.
감상 포인트: ‘용서’보다 ‘현실적인 선택’
이야기의 방향이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아서 좋았다. 관계를 다루면 자칫 화해하면 끝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렇게 쉽게 닫지 않는다.
가족은 화해했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화해한 다음부터가 더 어렵기도 하다. 마지막 거인은 그 지점을 아주 현실적으로 건드린다. 그래서 결론이 통쾌하진 않다. 대신 납득이 남는다. “아… 이게 어른의 선택이지” 같은 납득.
크게 터지는 감정 대신, 천천히 가라앉는 감정을 택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조용한 날에 잘 맞았다.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기보다,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