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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2
처음부터 조용히 시작할 생각이 없는 영화이다. 화면이 밝아지기도 전에 “아… 오늘은 귀가 좀 고생하겠네”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빵빵하게 밀어붙인다. 근데 그 시끄러움이 기분 나쁜 소음이 아니라 딱 그 시대 특유의 과장된 에너지라서 보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한다.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모든 걸 밀어붙인다 사실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의 중심은 철저히 두 사람의 케미다. 서로 투덜대고, 어이없는 농담에 싸우고, 위기 상황에서도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 이게 현실이면 환장할 텐데 영화에서는 묘하게 중독적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둘이 싸우면 싸울수록 영화가 더 재밌어지네?” 이런 느낌까지 든다. 서로 성격이 다른데 그 다름이 계속 웃음을 만들어내고 그 웃음 때문에 과한 액션도 쉽게 넘어가진다. 액션은 현실성이 아니라 이걸 진짜 한다고?가 포인트 이 영화 액션을 논리적으로 보면 안 된다. 그게 이 영화의 룰이다. 차가 쏟아지고, 총이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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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일


행복을 찾아서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다 보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한 장면이 머릿속을 계속 돌아다녔다. 그 장면이 꼭 클라이맥스는 아니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순간인데 나한테는 오래 남았다. 영화는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버티는 이야기 겉으로 보면 이 영화는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막상 보고 있으면 전혀 다르다. 대단한 도전이나 큰 결심보다 오늘 하루 어떻게 버티지? 이 질문이 더 크게 느껴졌다. 현실이 너무 빡빡할 땐 꿈도 희망도 잠시 옆으로 밀리고 그냥 살아남는 게 목표가 되잖아. 이 영화는 그 순간을 아주 솔직하게 보여준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희망, 그 미세한 줄 하나 영화 속 아버지는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계속 미세하게 흔들린다. 손 하나만 놓치면 휘청할 것 같은 사람인데 그럼에도 매번 다시 일어난다. 누군가를 책임지는 사람은 가끔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말고 누가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버틴다. 그게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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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일


걸 온 더 트레인
기차가 달리는 소리는 평범한 일상의 리듬인데 그 안에 앉아 있는 주인공의 표정은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한 사람의 무게를 품고 있었다. 나는 그 표정 때문에 처음부터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다. 누가 봐도 멀쩡한 풍경인데 그녀의 눈에는 늘 뭔가가 빠져 있는 듯한 기척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 건 사건이 아니라, 흠집 난 마음의 렌즈 이 영화의 가장 묘한 점은 어떤 장면이 사실인지, 어떤 감정이 과거의 잔상인지 계속 구분이 흐려진다는 점이다. 보통 스릴러는 퍼즐을 맞추는 재미가 있는데 걸 온 더 트레인은 퍼즐 조각 자체가 때로는 젖어 있고, 때로는 휘어져 있고, 어떤 건 아예 모양이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흐릿함이 오히려 주인공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나는 그 불완전함이 이 영화의 힘이라고 느꼈다. 기차를 타고 지나가다 잠깐 언뜻 스쳐 보이는 장면들을 주인공은 너무 오랫동안 붙잡는다. 불편하고 답답한 감정도 결국엔 감정의 단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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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7일


멀홀랜드 드라이브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고 나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이해하라고 만든 게 아닌데… 왜 자꾸 이해하려 들지? 이 작품은 마치 누군가의 꿈 속을 엿보고 나온 뒤 남는 찜찜함 같은 영화다.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이야기가 계속 눈앞에서 미끄러지고 그 미끄러짐을 붙잡으려고 할수록 감정만 더 출렁거린다. 아름답고 불길한 로스앤젤레스, 두 여자의 기묘한 만남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불안으로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한 여자가 밤거리를 도망치듯 내려오고 그 다음 순간부터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가 인물이 된다. 화려한 듯한 조명 아래 어딘가 썰렁하고 반짝거리지만 정작 무엇도 안 보여주는 도시 베티와 기억을 잃은 여자가 만나면서 처음엔 친밀함 같은 것이 피어나지만 그 감정조차 어느 순간부터는 꿈처럼 흔들린다. 둘 사이의 연결이 진짜인지 누군가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영화는 끝까지 단정하지 않는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순간부터 길을 잃게 된다 이 영화가 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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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켜게 만든다. 전쟁이든, 조직 싸움이든, 혹은 개인의 내면 싸움이든 한 번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거칠고도 묵직하게 던지면서 시작한다. 자극적인 폭발이나 빠른 전개보다 그 전투가 반복되는 사이에 생겨나는 인간의 마모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싸움보다 더 무서운 건 싸움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순간 주인공은 끊임없이 전선으로 밀려난다. 위협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다시 새로운 위협이 찾아오고, 휴식이라 부르기엔 너무 잠깐인 간격 사이로 무너지는 감정이 새어 나온다. 이 영화의 묘미는 화려한 전투 장면보다 전투와 전투 사이에 찾아오는 침묵이었다. 그 침묵 속에서 관객은 주인공처럼 불안해진다. “또 뭐가 올까?” “이번엔 누구를 잃게 될까?” 그 불안이 영화를 지배한다. 총알과 폭발 소리도 있지만 결국 마음을 때리는 건 사람의 표정 흥미로운 건, 액션이 잔인한데도 정작 보는 사람을 가장 흔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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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1일


일렉트릭 스테이트
이 영화는 처음부터 묘한 정적이 흐른다. 세상은 이미 부서져 있는데 그 폐허 속에서 단 한 사람이 묵묵히 걸어가는 장면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마음이 서늘해졌다. 로봇은 기계가 아니라 소녀의 마음을 대신 걸어주는 존재였다 영화를 보면, 로봇은 대사도 적고 표정도 없는 존재인데 이상하게 감정이 있다. 소녀의 뒤를 한 발자국 늦게 따라오고, 때로는 위험에서 보호하려고 반드시 앞에 서고, 말없이 품어주는 듯한 몸짓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 로봇을 기계라기보다 소녀가 잃어버린 누군가의 빈자리를 조용히 메워주는 존재처럼 느끼게 됐다. 폐허는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질감이었다 영화의 세계는 황폐하고 텅 비어 있지만, 그 배경이 단순히 무대장치로 느껴지지 않았다. 도시의 잔해, 부서진 도로, 끊겨버린 전선들… 모든 풍경이 마치 소녀의 마음속 상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과거를 잃어버렸거나 혹은 잃어버렸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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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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