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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단절
세브란스: 단절은 설정을 딱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드라마다. 근데 이상하게, 그 한 줄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회사 안의 나와 회사 밖의 나를 갈라 놓는다는 발상. 처음엔 좀 SF 같고, 조금 과장된 풍자처럼 들린다. 그런데 몇 화만 지나면 그게 갑자기 현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출근하면 내가 직장인 모드가 되고, 퇴근하면 개인 모드가 되는 그 익숙한 감각을… 이 드라마는 너무 극단적으로 너무 정교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재밌는 건, 세브란스가 처음부터 세게 몰아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보기엔 굉장히 건조하다. 사무실은 깨끗하고 조용하고, 사람들은 예의 바르고, 규칙은 친절하게 안내 된다. 근데 그 친절함이 계속 이상하다. 친절한데 숨이 막히고, 조용한데 머리가 시끄럽다. 이 드라마는 바로 그 기분을 잘 만든다. 무섭게 소리 지르지 않는데, 보는 사람이 스스로 불안해지는 타입이다. 가장 무서운 건 악당이 아니라 규칙이었다 보통 스릴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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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


애비게일
생각치 못한 스토리 전개의 영화 처음엔 진짜로 범죄 스릴러인 줄 알았다. 나는 분명 호러라고 해서 선택했는데 말이다. 근데 애비게일은 그 익숙함을 오래 끌고 가지 않았다. 어느 순간 공기가 확 바뀌고, 말의 방향이 돈에서 생존으로 꺾인다. 저택이 넓어서 더 무서웠다 여기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저택이 넓으면 보통 도망칠 곳 많겠다 싶지만 호러 영화는 반대다. 갈림길이 많으면 길을 잃기도 쉽고, 어둠이 생기기도 쉽고, 무엇보다 어디든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진다. 그리고 이런 영화는 보통 한 방으로 놀래키려고 하지만 그보다 불길한 시간을 길게 끌고 가는 쪽이 더 강했다. 그래서 더 피곤하고, 그래서 더 무섭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그냥 역할극처럼 굴지 않는다. 처음엔 아 이 사람은 이런 포지션이네”하고 정리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게 다 흔들린다. 누가 중심을 잡나 싶다가도 갑자기 의심되고, 누가 제일 약해 보였는데 오히려 제일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Manager
3일 전


스래시: 상어의 습격
오랜만에 본 재난 영화였다. 킬링타임으로 그냥 틀어만 놓고 다른 일을 하려다가 끝까지 보게 되었다. 상어 영화는 보통 바다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스래시: 상어의 습격은 시작부터 방향이 다르다. 이 작품에서 무서운 건 바다 그 자체라기보다, 바다가 내 자리로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안전하다고 믿던 공간이 침수되고, 그 물이 곧 길이 되고, 길이 곧 위험이 된다. 그 단순한 구조가 생각보다 잘 먹혔다. 이 영화의 재미는 상어보다 침수에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상어의 존재감 자체보다, 침수가 만들어내는 환경이었다. 물이 차오르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소리가 달라지고, 탈출 동선이 사라진다. 익숙한 공간이 낯선 미로처럼 바뀌는 순간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었다. 상어는 공포의 주인공이라기보다 그 미로 안에서 관객을 계속 몰아붙이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런 장르는 호불호가 있다. 상어 영화 특유의 과장된 장면이나 여기서 이렇게 한다고
Manager
4월 15일


플레이 데드
죽은 척이라는 발상이 공포로 바뀌는 순간 플레이 데드는 설정이 먼저 영화의 목을 잡는 작품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죽은 척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불편하다. 숨을 참는 순간부터 관객의 호흡도 같이 얕아진다. 이 영화가 만드는 공포는 괴물이나 초자연이라기보다, 상황이 강요하는 생존 방식에서 시작했다. 차갑고 밝은 공간이 주는 공포 이야기의 무대가 병원과 영안실 같은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특히 효과적이었다. 사람이 가장 약해지는 장소, 그리고 가장 무방비해지는 순간이 겹친다. 공포영화가 종종 어두운 곳을 택한다면, 이 영화는 차갑고 밝은 곳을 택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소리보다 정적이 크고, 움직임보다 멈춤이 더 긴장된다. 숨을 쉬면 들킬 것 같은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영화는 관객을 편하게 두지 않는다. 이 작품의 재미는 추리나 반전의 쾌감보다 선택지가 계속 좁아지는 과정에 있었다. 한 번 위험을 피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피한
Manager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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