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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스트리트: 프롬 퀸
이 영화는 시작부터 분위기를 일부러 달콤하게 만든다. 프롬 특유의 과장된 설렘, 경쟁, 질투, 눈치게임 같은 감정들이 먼저 깔린다. 그런데 그 반짝임이 오래가진 않는다. 오히려 그 화려함이 클수록, 불길함이 더 튀어나온다. 슬래셔 호러인데, 관계 싸움이 먼저 날이 섰다 좋은 슬래셔는 칼보다 시선이 먼저 찌른다. 이 작품도 그랬다. 누가 주목 받고, 누가 밀리고, 누가 비웃고, 누가 참는지… 그 감정이 먼저 쌓인다. 그래서 공포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긴장감이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장점이었다. 왜 저 상황에서 저 인물이 그렇게 행동하는지가 대충 납득되니까 공포가 들어왔을 때 더 어지럽게 느껴진다. 단순히 놀래키는 호러가 아니라 감정이 뒤틀린 채로 공포에 들어가는 호러였다. 정직하게 장르 맛으로 밀어붙였다 피어 스트리트: 프롬 퀸은 장르를 배신하지 않는다. 하이틴의 유치함과 잔인함, 슬래셔의 속도감과 불쾌함을 적당히 섞어서 끝까지 끌고 간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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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프레데터: 죽음의 땅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사냥이라는 시리즈의 기본 감각을 다시 꺼내 들었다. 다만 이번엔 그 감각이 더 건조하고 거칠게 느껴졌다. 죽음의 땅이라는 말 그대로, 환경 자체가 이미 적대적이라서 그렇다. 이 영화에서 무서운 건 프레데터의 기술만이 아니었다. 어디로 도망쳐도 안전하지 않은 공간, 숨는 순간에도 들킬 것 같은 공기, 살아남아야 한다는 단순한 목표가 주는 압박이 계속 따라붙었다. 액션은 멋보다 살아남기로 설계돼 있었다 이 작품의 액션은 히어로처럼 멋있게 싸우는 장면을 보여주기보다, 한 번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쪽에 집중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면 카타르시스보다 긴장감이 먼저 올라왔다. 특히 프레데터 시리즈가 잘하는 시선이 살아 있었다.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이 아니라, 나를 보고 있는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연출이 많았다. 그게 이 시리즈의 맛인데, 이번에도 그 맛이 유지됐다. 감상평: 시리즈 팬이면 충분히 챙겨볼 만했다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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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로건
로건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화려함이 아니라 피로였다. 보통 히어로 영화는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뒤집는데 이 작품은 반대로 이미 다 써버린 사람처럼 시작한다. 강하다는 건 여전한데 그 강함이 더 이상 축복처럼 보이지 않는다. 보호해야 하는 존재가 생기면서 이야기가 바뀌었다 로건은 큰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라기보다, 누군가를 지키는 이야기였다. 그 과정에서 인물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엔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 보이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는 책임을 떠안는다. 이 변화가 영화의 감정선을 단단하게 만든다. 히어로물에서 흔히 보던 정의감의 선언 대신, 더 현실적인 감정 귀찮음, 두려움, 미안함, 결국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쌓인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끝까지 보고 나면 승리보다 여운이 남았다 로건은 시원하게 끝내주는 영화가 아니었다. 대신 조용히 남는다. 보고 나면 액션 장면보다 인물의 표정과 선택이 먼저 떠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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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홈랜드
홈랜드는 시작부터 불안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 믿고 있는 이 판단이 맞을까? 그 질문을 한 번 던지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시즌이 흘러가도 계속 흔들어 놓는다. 이 드라마의 긴장감은 총격이나 폭발 같은 이벤트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확실해 보이던 정보가 뒤집히고, 사람의 표정 하나가 의미로 바뀌는 순간들에서 더 크게 올라갔다. 첩보물인데, 결국 사람 이야기였다 홈랜드가 진짜 무서운 건 적이 강해서가 아니었다. 사람 마음이 무너지는 방식이 현실적이어서 무서웠다. 이 세계에서는 누군가를 믿는 순간 약점이 되고, 믿지 않으면 관계가 무너진다. 주인공은 특히 그 균형을 가장 위험하게 걸어가는 인물로 느껴졌다. 뛰어난 직감과 집요함이 장점이면서 동시에 독이 된다. 옳은 일을 한다는 확신이 커질수록 주변이 더 버티기 어려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이 드라마는 그걸 낭만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통쾌함보다 ‘찝찝함’이 남는 게 장점이었다 시원하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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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처음부터 눈물을 뽑는 영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을 흔들어 놓는 영화였다. 학교라는 공간은 원래 규칙과 성적, 질서가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 선생님의 수업이 들어오는 순간, 그 공간의 공기가 달라졌다. 무엇을 외우는지보다,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해진다. 그 변화가 영화의 시작이었다. 자기 목소리는 멋있지만, 동시에 어렵고 무서웠다 이 작품이 진짜인 이유는 자유를 낭만으로만 포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는 말은 듣기 좋지만, 현실에서는 늘 부담이 따라온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그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건 결국 책임을 진다는 뜻이고, 누군가의 기대나 규칙을 거슬러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영화는 그 과정이 설레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불안한지 보여줬다. 그래서 더 사람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건 장면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이 영화는 보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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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쇼생크 탈출
꼭 봐야 한다는 표현은 보통 과장처럼 들릴 때가 많다. 그런데 쇼생크 탈출은 그 말을 이상하게도 현실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억지로 감동을 강요하지도 않고 명작처럼 보이려고 꾸미지도 않는데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영화는 화려한 장치보다 시간을 쌓는 방식으로 감정을 만든다. 그래서 큰 사건이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인물의 하루와 태도가 조금씩 누적되면서 몰입이 깊어졌다. 극적 순간이 아닌 버티는 시간이 남았다 쇼생크 탈출이 좋은 건 극적인 순간만 기억에 남아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인물이 버티는 시간이 더 강하게 남았다. 말 한마디, 작은 선택, 반복되는 일상 같은 것들이 쌓이면서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가를 보여줬다. 이 과정이 자극적으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감정이 커질수록 과장되는 영화가 아니라, 감정이 커질수록 더 담담해지는 영화에 가까웠다. 그래서 더 진짜처럼 느껴졌다. 희망을 예쁜 말이 아니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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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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