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스
- Manager

- 2025년 12월 13일
- 1분 분량
집은 크고 조용하고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문은 하나씩 닫혀 있다.
그런데 그 평온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숨이 막힌다. 이 집은 안전해야 할 공간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를 지켜주는 집이 아니라 나를 가두는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 감각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소음 대신 침묵을 선택한 공포
디 아더스는 놀래키지 않는다. 음악도 과하지 않고, 갑작스러운 장면도 거의 없다.
대신 이 영화는 문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 닫힌 커튼, 빛을 두려워하는 규칙 같은 아주 사소한 요소들로 불안을 키운다.
그래서 무섭다. 소리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고, 집 안의 공기 하나하나를 의식하게 된다.
이 공포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스며든다.
믿음이 강할수록 균열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확고한 믿음을 가진 인물이 있다.그 믿음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혼란을 막기 위한 방패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믿음이 너무 단단해서 조금의 의심도 허락하지 않을 때 그 자체가 가장 큰 불안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이 사람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을까?보다 이 사람은 무엇을 절대 놓지 않으려 할까?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 그 집착이 영화의 공포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에는 큰 사건이 많지 않다. 대신 관객의 시선이 서서히 바뀐다. 이 변화가 아주 조용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마지막에 다다르면 공포보다도 묘한 허탈감과 서늘함이 먼저 온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불을 끄지 못하는 이유
디 아더스를 다 보고 나면 당장 심장이 뛰기보다는 집 안이 낯설게 느껴진다. 문 하나, 창문 하나, 불이 켜진 방과 꺼진 방의 경계가 전과 다르게 인식된다.
소리 없이 다가와 확신을 흔들고 마지막에 가서야 내가 서 있던 자리를 낯설게 만든 공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