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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 작성자 사진: Manager
    Manager
  • 2시간 전
  • 1분 분량

731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재밌다/재미없다로 정리하기도 어렵다. 이 작품이 겨냥하는 건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끝까지 보게 하는 기억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보는 동안은 마음이 자주 굳어지고, 보고 난 뒤에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타입의 영화였다.


전쟁 영화보다 증언에 가까웠다

731은 전쟁의 스케일이나 전투의 박진감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가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일이 가능해지는지를 묻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영화는 화려하지 않다. 그 대신 묵직하다.

이 작품이 남기는 감정은 공포나 분노만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생기는 무력감도 같이 따라온다. 한 장면이 강한 게 아니라, 전체가 천천히 누르는 방식이라 더 피하기 어렵게 느껴졌다.


가장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평범함이었다

이 영화에서 제일 서늘한 지점은, 악을 특별한 괴물로 그리지 않는 순간들이었다.

사람들은 어떤 순간에는 너무 일상적으로 말하고, 너무 자연스럽게 자기 일을 한다.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더 끔찍하게 다가왔다. 영화는 관객에게 쉬운 도피처를 주지 않는다.


731은 다 보고 나서도 개운함이 없다. 오히려 말문이 막히는 종류의 여운이 남는다. 어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추천 멘트를 술술 말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게 잘 안 된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나는 이 작품이 훌륭하다는 말보다, 필요하다는 말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느꼈다. 다만 누구에게나 권하기는 어렵다. 감정적으로 소모가 큰 소재이고, 보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상처처럼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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