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비 앙 로즈
- Manager

- 5월 11일
- 1분 분량
라 비 앙 로즈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전기영화라기보다 체험에 가깝다”였다.
누군가의 성공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며 박수 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한 사람이 어떤 순간에는 빛나고, 어떤 순간에는 부서지는 모습을 번갈아 마주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래서 감동이 있어도 마음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아름답다기보다, 진해서 오래 남았다.
이 작품은 무대 위의 사람만 보여주지 않는다. 무대는 분명 화려한데, 영화는 그 화려함을 축하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그 화려함이 가능했던 이유, 그 화려함이 남긴 대가를 같이 놓는다. 관객은 한 인물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려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불안해진다. 응원하려다가도, 마음이 자꾸 조용해진다. 그 감정의 왕복이 이 영화의 리듬이었다.
노래는 재능이 아니라 생존처럼 들렸다
특히 좋았던 건, 노래가 재능의 증명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노래는 어떤 때는 숨이고, 어떤 때는 고백이고, 어떤 때는 버티는 방법처럼 들렸다. 무대에서 힘 있게 울리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불안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저렇게까지 쏟아내야만 하는 마음이 있었구나 싶은 식으로 그래서 음악 장면이 예쁘기만 하진 않았다. 예쁘면서도 아팠다.
나는 이 영화가 인물을 미화하지 않는 태도가 좋았다. 고통을 감성으로 포장하지도 않았고, 성공을 훈장처럼 들이밀지도 않았다.
다 보고 나면 제목이 조금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 “장밋빛 인생”이라는 말이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그 낭만을 믿고 싶어서 더 세게 붙잡은 말처럼. 라 비 앙 로즈는 삶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다만 삶이 무거운 사람에게도 노래 한 줄이 작은 손잡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게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조용한 위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