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처
- Manager

- 1월 15일
- 1분 분량
이 드라마는 호러보다 대가를 먼저 보여줬다
크리처를 보기 전에는 크리처물 특유의 자극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이 작품은 놀래키는 장면보다 선택의 대가를 먼저 쌓아 올리는 쪽이었다. 오스만 시대 이스탄불이라는 배경이 주는 질감이 꽤 강했고 그 시대의 공기 속에서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의 경계가 훨씬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그걸 만들려고 한 인간의 확신이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긴장을 끌고 갔다
이야기의 중심은 거창한 과학 설명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 사이에 남아 있는 존경, 열등감, 조급함 같은 감정들이었다. 스승의 일을 완성해야 한다는 명분이 어느 순간부터는, 사실상 제자를 붙잡는 족쇄처럼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는 그 심리를 친절하게 떠먹여주기 보다는 말투나 눈빛, 침묵 같은 것들로 보여주는 편이었다. 그래서 더 불편하고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 사람의 욕망이 연구라는 말로 포장될 때 얼마나 위험해지는지도 같이 보였다.
리뷰 결론: 분위기로 잡아채고, 여운으로 남기는 타입이었다
크리처는 템포가 마냥 빠른 편은 아니었다. 대신 분위기 밀도가 높았다. 화면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계속 어둡고 축축한 감정이 깔려 있어서 빠져나오기 힘든 종류의 몰입이 있었다.
특히 창조라는 단어가 멋있게 들리지 않게 만드는 지점들이 좋았다.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성취보다 그 과정에서 잃는 것들이 계속 강조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통쾌함보다는 찝찝함이 남는다. 그런데 그 찝찝함이 이 작품의 목적 같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