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래시: 상어의 습격
- Manager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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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재난 영화였다. 킬링타임으로 그냥 틀어만 놓고 다른 일을 하려다가 끝까지 보게 되었다.
상어 영화는 보통 바다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스래시: 상어의 습격은 시작부터 방향이 다르다. 이 작품에서 무서운 건 바다 그 자체라기보다, 바다가 내 자리로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안전하다고 믿던 공간이 침수되고, 그 물이 곧 길이 되고, 길이 곧 위험이 된다. 그 단순한 구조가 생각보다 잘 먹혔다.
이 영화의 재미는 상어보다 침수에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상어의 존재감 자체보다, 침수가 만들어내는 환경이었다.
물이 차오르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소리가 달라지고, 탈출 동선이 사라진다. 익숙한 공간이 낯선 미로처럼 바뀌는 순간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었다. 상어는 공포의 주인공이라기보다 그 미로 안에서 관객을 계속 몰아붙이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런 장르는 호불호가 있다. 상어 영화 특유의 과장된 장면이나 여기서 이렇게 한다고? 싶은 순간도 분명 생긴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걸 숨기려고 애쓰기보다 차라리 장르의 맛으로 밀어붙인다. 그러니까 이건 현실 재난을 다큐처럼 그리는 영화가 아니라 긴장과 쾌감을 빠르게 소비하는 생존 스릴러에 더 가깝다.
스래시: 상어의 습격은 그 감각을 끝까지 유지하는 데 성공한 편이었다. 상어 영화가 보고 싶은 날이라기보다, 재난과 크리처물의 압박감을 한 번에 느끼고 싶은 날에 더 맞는 작품이었다. 단,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봐야 더 재미있는 영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