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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이전시

  • 작성자 사진: Manager
    Manager
  • 2월 6일
  • 1분 분량

디 에이전시는 총알보다 표정이 먼저 무서운 드라마였다.

겉으로는 첩보 스릴러인데, 중심에는 늘 나는 누구로 살아야 하는가 가 놓여 있었다. 잠입을 오래 해 본 사람은 돌아온 뒤에도 쉽게 원래 자리로 복귀하지 못한다. 말투 하나, 시선 하나, 습관 하나까지도 연기로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그 흔들림을 크게 설명하지 않고, 장면의 공기와 침묵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런던은 배경이 아니라, 압박의 장치였다

도시가 크면 숨기 쉬울 것 같지만, 첩보물에선 반대였다.

사람이 많을수록 표적도 많고, 시선도 많다. 디 에이전시의 런던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언제든 흔적이 남을 수 있는 거대한 감시망처럼 보였다.


감상평: 멋있다기보다 차갑게 재밌었다

디 에이전시는 첩보물의 통쾌함을 과하게 뽑지 않는다.

대신 냉정하고 건조하게,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재미를 붙인다. 누가 적인지, 누가 아군인지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이 사람이 무엇을 믿고 있나였다.

관계가 생기면 약점이 생기고, 약점이 생기면 선택이 더 어려워진다. 이 드라마는 그 구조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보고 나면 화끈함보다는 찝찝함이 남는데, 그 찝찝함이 오히려 장르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빠른 액션보다 심리전·의심·정체성의 흔들림 같은 요소를 좋아한다면 확실히 잘 맞을 거다. 반대로 매 회 크게 터지는 사건과 화끈한 전개를 기대하면 템포가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디 에이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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