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갬빗
- Manager

- 2월 3일
- 1분 분량
퀸스 갬빗의 첫인상은 의외로 단순했다. 체스 규칙을 몰라도, 이 드라마는 승부의 긴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사람이 어떤 수를 보고 있는지, 그 수를 두기까지 어떤 감정이 지나가는지였다. 그래서 체스판은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이 드러나는 무대처럼 보였다. 조용한 공간에서 눈빛만 오가는데도, 이상하게 숨을 멈추고 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천재의 성장담인데, 낭만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는 천재라는 단어를 멋있게만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뛰어나다는 건 곧 외로움과 함께 온다는 걸, 작품은 꽤 정직하게 보여준다. 주변의 시선, 기대, 스스로에게 거는 압박이 한꺼번에 쌓이면서, 성장 서사가 단순한 성공담으로 흐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그 인정이 두려운 모습이 있다. 강해 보이는데도 쉽게 흔들리는 순간들이 있고 그 모순이 이 인물을 더 사람답게 만들었다.
승부의 쾌감보다 자기 통제의 싸움이 더 오래 남았다
퀸스 갬빗을 다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화려한 승리 장면만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다루기 어려워하는가 가 더 오래 남는다.
승부는 상대와 하지만, 결국 가장 어려운 상대는 자기 마음이었다. 스스로를 믿는 순간과 의심하는 순간이 번갈아 오고, 그 흔들림이 체스판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스포츠물처럼 통쾌하기도 하고, 심리극처럼 서늘하기도 하다.
체스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성장 서사와 심리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특히 잘 맞을 거라고 느꼈다. 다만 가볍게 웃고 끝나는 드라마를 원한다면 분위기가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