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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결혼 이야기를 보기 전엔 이혼이라는 결과가 중심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사랑이 갑자기 꺼지는 게 아니라 대화가 조금씩 어긋나고 그 어긋남이 쌓여서 어느 순간에는 서로의 말이 칼이 되는 순간들 이 영화는 그 변화를 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더 아프다. 누가 나쁘다기보다, 둘 다 지치고 있었다 이 작품이 진짜였던 건 편을 들지 않는 태도였다. 한 사람만 잘못한 이야기로 만들면 마음은 편해진다. 그런데 결혼 이야기는 그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던 흔적이 분명히 있고, 동시에 서로를 힘들게 만든 흔적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보는 내내 감정이 복잡해진다. 이해하다가도 답답하고ㅜ응원하다가도 화가 나고 그러다 또 마음이 풀린다. 그게 현실의 관계와 닮아 있었다. 대사가 남기고 간 건 후회와 정리되지 않는 마음이었다 결혼 이야기는 특히 말의 힘이 강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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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퍼펙션
퍼펙션은 첫 인상이 꽤 매끈했다. 클래식 음악이라는 배경도 그렇고, 재능 있는 인물들이 마주하는 장면도 그렇다. 그런데 그 매끈함이 오래가지 않았다. 조금만 지나면 화면이 예쁘다는 게 오히려 불길하게 느껴진다. 완벽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숨을 막히게 만들고,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공기가 깔린다. 이 영화는 그 불편함을 천천히 키우다가 어느 순간 관객을 확 잡아 끌어당긴다. 재능과 우정이 경쟁으로 바뀌는 순간이 무서웠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단순히 무섭게 만들려고만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뒤처질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쌓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우정이 경쟁으로 바뀌고, 경쟁은 통제로 변한다. 그 과정이 아주 현실적이라 더 불편했다. 저건 영화니까라고 넘기기보다, 사람 마음이 어느 방향으로든 쉽게 꺾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충격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집착을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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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어바웃 타임
어바웃 타임은 설정만 보면 판타지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니, 뭔가 거창한 사건이 펼쳐질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능력을 과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능력은 조용히 뒤로 빠지고, 앞에는 일상이 놓였다. 그 일상은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했다.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도, 실수하는 순간도, 가족과 밥을 먹는 순간도 아무 일 아닌 날처럼 흘러간다. 그런데 보고 나면 그 아무 일 아닌 날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로맨스는 달콤했지만, 오래 남는 건 가족이었다 로맨스 파트는 분명히 사랑스럽다. 설레는 타이밍이 있고, 어색한 순간이 있고, 서로를 알아가는 호흡이 있다. 다만 이 영화가 더 강한 건 로맨스만으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은 안정이 되고, 안정은 책임이 되고, 책임은 다시 선택이 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자리가 생각보다 크다.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어느 순간 가족 이야기에 더 크게 울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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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피어 스트리트: 프롬 퀸
이 영화는 시작부터 분위기를 일부러 달콤하게 만든다. 프롬 특유의 과장된 설렘, 경쟁, 질투, 눈치게임 같은 감정들이 먼저 깔린다. 그런데 그 반짝임이 오래가진 않는다. 오히려 그 화려함이 클수록, 불길함이 더 튀어나온다. 슬래셔 호러인데, 관계 싸움이 먼저 날이 섰다 좋은 슬래셔는 칼보다 시선이 먼저 찌른다. 이 작품도 그랬다. 누가 주목 받고, 누가 밀리고, 누가 비웃고, 누가 참는지… 그 감정이 먼저 쌓인다. 그래서 공포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긴장감이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장점이었다. 왜 저 상황에서 저 인물이 그렇게 행동하는지가 대충 납득되니까 공포가 들어왔을 때 더 어지럽게 느껴진다. 단순히 놀래키는 호러가 아니라 감정이 뒤틀린 채로 공포에 들어가는 호러였다. 정직하게 장르 맛으로 밀어붙였다 피어 스트리트: 프롬 퀸은 장르를 배신하지 않는다. 하이틴의 유치함과 잔인함, 슬래셔의 속도감과 불쾌함을 적당히 섞어서 끝까지 끌고 간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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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프레데터: 죽음의 땅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사냥이라는 시리즈의 기본 감각을 다시 꺼내 들었다. 다만 이번엔 그 감각이 더 건조하고 거칠게 느껴졌다. 죽음의 땅이라는 말 그대로, 환경 자체가 이미 적대적이라서 그렇다. 이 영화에서 무서운 건 프레데터의 기술만이 아니었다. 어디로 도망쳐도 안전하지 않은 공간, 숨는 순간에도 들킬 것 같은 공기, 살아남아야 한다는 단순한 목표가 주는 압박이 계속 따라붙었다. 액션은 멋보다 살아남기로 설계돼 있었다 이 작품의 액션은 히어로처럼 멋있게 싸우는 장면을 보여주기보다, 한 번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쪽에 집중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면 카타르시스보다 긴장감이 먼저 올라왔다. 특히 프레데터 시리즈가 잘하는 시선이 살아 있었다.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이 아니라, 나를 보고 있는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연출이 많았다. 그게 이 시리즈의 맛인데, 이번에도 그 맛이 유지됐다. 감상평: 시리즈 팬이면 충분히 챙겨볼 만했다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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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로건
로건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화려함이 아니라 피로였다. 보통 히어로 영화는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뒤집는데 이 작품은 반대로 이미 다 써버린 사람처럼 시작한다. 강하다는 건 여전한데 그 강함이 더 이상 축복처럼 보이지 않는다. 보호해야 하는 존재가 생기면서 이야기가 바뀌었다 로건은 큰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라기보다, 누군가를 지키는 이야기였다. 그 과정에서 인물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엔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 보이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는 책임을 떠안는다. 이 변화가 영화의 감정선을 단단하게 만든다. 히어로물에서 흔히 보던 정의감의 선언 대신, 더 현실적인 감정 귀찮음, 두려움, 미안함, 결국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쌓인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끝까지 보고 나면 승리보다 여운이 남았다 로건은 시원하게 끝내주는 영화가 아니었다. 대신 조용히 남는다. 보고 나면 액션 장면보다 인물의 표정과 선택이 먼저 떠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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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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